이낙연 당대표, 문화예술특위 발대식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게시일 : 2021-03-03

이낙연 당대표, 문화예술특위 발대식 인사말

 

□ 일시 : 2021년 3월 3일(수) 오후 3시

□ 장소 : 더불어민주당사 2층 대강당

 

■ 이낙연 당대표

 

우리 윤여정 선생님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을 받으실 예정인 모양입니다.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여정 선생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미나리'가 '골든글러브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사실상 최우수작품상인데, 언어의 50% 이상을 영어를 써야만 작품상을 주는데 50%가 안 됐다고 합니다. 이상한 제약이 있었습니다. '백범 선생님의 꿈이 이제 이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백범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꿈이다'라고 그랬는데 정말로 우리가 이제 문화 강국으로 올라선 것 같습니다. '미나리'가 그랬고, '기생충'은 세계 영화제를 완전 석권했습니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BTS는 이제는 이념도 뛰어넘고 국경도 뛰어넘어서 세계의 청춘들에게 거의 공용어가 되다시피 하는 게 BTS입니다. 그 정도로 되고 있습니다. '참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영토'라고 말합니다. 헌법상의 영토는 우리가 군을 통해서 지켜야 하는 영토입니다. 우리 헌법상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헌법 3조입니다. 그런데 BTS 영토는 어디까지입니까?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훨씬 뛰어넘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똑같이 우리가 '영토'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다릅니다. 우리가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영토'라고 할 때는 'Territory'입니다. 그런데 'BTS 영토는 세계에 뻗어있다'라고 할 때는 'Frontier'라고 부릅니다. 우리 국내 업체가 만든 스마트폰의 영토도 BTS보다 조금 좁을지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세계로 가 있습니다. 우리 국내에서 만든 코로나19 진단시약의 영토는 165개국으로 되어있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이제 그 영토를 세계로 넓혔다. 백범 선생님은 꿈을 꾸셨는지 모르지만 그 후대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 시기에 우리 당에서 문화예술특위를 만들고 아주 열정적이신 이병훈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으셔서 기대가 굉장히 큽니다. 앞으로는 우리 세대에 이루었던 것보다 훨씬 더 넓은 문화 영토를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일본에 대해서 우리 대중문화 시장을 개방했을 때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반대의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대중문화가 짓밟힐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결과는 반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대중문화가 오히려 세계로 뻗어나가고 일본의 대중문화가 오히려 위축되는, 우리 때문에 위축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만, 위축되는 그런 결과가 되었습니다. 당시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그 결단을 하셨을지요. 그게 2단계인가 3단계로 나눠서 점진적으로 개방을 합니다. 그런데 보기 좋게 성공을 했고 '우리 문화예술인들께서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그 위기를 아주 슬기롭게 우리의 기회로 만들었다' 그 점에 대해서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 특위가, 여러분 스스로가 문화예술 활동을 하실 수도 있고, 또는 누군가의 활동을 도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정당이 하는 일이니까 맨 표나 얻는 일이다'가 아니라, 대단히 향기로운 먼 미래를 내다보는 그런 일들을 우리가 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그 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내일이면 이병훈 의원이 '이낙연 표 추경'이라고 소개했던 그 추경이 국회로 넘어옵니다. 19조 5천억 원으로 편성되었는데 국회에서 심의하기에 따라서는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입니다. 요컨대 '이제까지는 제도의 보호망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른바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이번에 많이 찾아내서 제도의 벽을 뛰어넘어서 어떻게든 도와드릴 방법을 찾아보자' 해서 찾아낸 것이 690만 명입니다. 3차 재난지원금 대상보다 200만 명 정도가 늘었습니다. 찾으니깐 찾아진 것입니다. 그 가운데는 문화예술인들도 포함이 됩니다. 이번에 처음입니다. 잘 아실 겁니다. 특히 공연예술이 이번에 아주 괴멸적인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까. 연극, 소극장, 영화관 이런 쪽이 많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는 이제 화랑가도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쪽의 그 대상자를 어떻게 골라내느냐' 하는 것이 행정의 기술인데 '찾아내서 어떻게든 이번에 지원을 드리자' 해서 이번 지원대상에 포함이 됩니다. 그런 일들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직접 문화예술에 참여하고 창작을 하지 않더라도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라남도 영암군 군소면에 보면 군립미술관이 하나 있습니다. 그 미술관은 재일 동포 한 분이 기부한 돈으로 지어졌고, 거기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 거의 전부가 바로 그분이 기부하신 작품입니다. 그런데 좁은 공간에 소장품이 너무 많다 보니까 창고에 마구 쌓아놓고 그랬습니다. 양장점을 가도 쇼윈도에 한 벌이 딱 걸려있고 옆에 아무것도 없으면 굉장히 고급스럽게 보이는데, 차곡차곡 쌓아서 창고에 넣어두면 고급으로 안 느껴집니다.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바로 그것을 안타까워했던 사람들이 요구를 해서 그 옆에 똑같은 건물을 또 하나 지어서 이제 미술관이 두개로 되었습니다. 그것을 기부하신 분이 어떤 분이시냐 하면 재일동포 2세인데 원래 꿈이 화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한사코 반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원래 철물점부터 시작해서 돈을 버신 분인데 '그림 그려서는 너 굶어 죽기 딱 좋으니 쓸데없는 생각 말고 아비 가게나 도와라'해서 그 아버님의 가게를 도와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런데 수입이 생길 때마다 무명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였습니다. 사서 그 무명작가들에게는 생활비를 대주고 그 작품은 당신이 보관하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것이 지금 영암군립미술관이 되었습니다. 그런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고흐가 예술가였지만 고흐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동생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고흐가 돼도 좋지만, 고흐의 동생이 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문화정책을 가지고 있으면 문화는 커가게 되어있습니다. ‘뭐도 모르는 사람들이 간섭하는 통에 사람들이 싫어하지, 지원하면서 간섭하지 않고 물끄러미 사랑한다'라는 말이 옛날 노벨상을 받은 남미의 시인의 시구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그런 자세로 문화예술 정책을 가져가면 '우리 한국인의 역량으로 볼 때 문화예술이 더 창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런 원대한 꿈을 가지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 3월 3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