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지난 8일 경남도와 함께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을 내놓고 이를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이 폐지된 지 채 9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구상안을 발표한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입법의 합리성을 결여한 자가당착의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제310회 부산시의회 정례회 8차 행정문화위원회에서 박형준 시장이 제출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폐지 규약안’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조차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2023년 2월 8일 제311회 정례회에서 재석의원 44명 중 찬성 39, 반대2, 기권 3명으로 폐지안은 가결되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았고, 2021년 12월 국회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개정해 초광역 발전계획 수립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부울경 특별연합은 35조 규모의 예산지원을 약속받았고, 부울경 전역을 잇는 광역철도 건설을 계획 중이었다. 광역단체 간 행정통합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은 멘체스터, 리즈, 리버풀을 중심으로 맨체스터 연합기구가 만들어졌고, 일본에서도 간사이 광역연합이 만들어졌다. 프랑스, 독일, 중국도 국토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광역자치권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불과 9개월 전에 부울경메가시티 조례를 성급하게 폐기한 것과는 달리,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2026년까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갖는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발 빠르게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금에 와서야 경남과의 통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울산은 설득도 하지 못한 반쪽짜리 통합에 불과하다. 단지 민주당에서 추진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안을 서둘러 폐기하고, 면밀한 준비없이 경제통합을 추진하려고 하는 부산시장은 부산시민에게 사과부터 먼저 해야 할 것이다.
규약 폐지를 참정절철의 마음으로 찬성한다고 했던 국민의힘 모 시의원의 발언을 만 9개월 만에 상기시켜드린다. “그 어떤 부울경 초광역 동맹의 형태가 면밀한 준비없이 또다시 출범하여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고 지혜를 모아나갑시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부대변인 김진(010-2532-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