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게 당대표당원이 당대표에게

반도체 52시간 제외는 필요 없습니다.

  • 2025-02-03 16: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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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반도체 수석 엔지니어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이 꽤 많았습니다. 지금보다 자동화도 덜 되어있으며, Data 분석 tool도 미비하여 Excel에 수작업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자동화도 많이 이루어져, Line 내 상주 인력은 거의 없습니다. Lot flow도 자동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전임직 operator도 사무실에서 컴퓨터로만 일을 합니다.

인력 수급도 많이 이루어 졌습니다. 과거에 50명 내외가 1개의 device를 개발했다면 이제는 200명이 넘으며 , 과거에는 엔지니어들이 야간shift근무도 있었지만 이제는 야간근무가 없습니다.

더구나 이제는 MZ 세대가 주축이고, 이들의 문화가 곧 기업 문화입니다. 주40시간 근무를 채우면 금요일 일찍 퇴근하는 것도 자연스러우며, 과거처럼 backup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아닙니다. 엔지니어의 야간근무를 없앨 시, MZ세대가 아닌 저 같은 윗세대는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제품 개발이나 품질 개선 등에서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의미의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야간근무 폐지로 발생하는 문제는 미미하고 여전히 회사는 순항 중이며 기업문화는 MZ세대에 맞게 여전히 변화하는 중입니다.

삼성이 52시간의 주별 근무시간 cap을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경영진의 판단미스로 인한 삼성의 영엽이익 하락과 기술력 하락을 엔지니어들이 "노동"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단순화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미루는 행위일 뿐입니다. 저녁에 회의 한번 더 하면 장비가 더 빨리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반도체 개발은 계획과 규모의 개발입니다. 어느 회사가 1. 얼마나 적합한 장비를 가지고, 2. 얼마나 많은 wafer를 투입해서 3. 얼마나 정확한 전기적 특성 수치를 목표로 개발하느냐 입니다. 삼성은 이 중 세번째에서 업계에서 가장 나쁜 예측력을 가지고 몇세대째 제품개발에 뒤쳐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엔지니어들의 노동이 부족한 이유인가요?

마이크론, 하이닉스, TSMC, 인텔, AMD가 52시간 넘게 일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왜 삼성만, 이 나라만 농업적 근면성 부족을 핑계를 댈까요? 반도체에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것입니까? 

삼성이 HBM에서 뒤쳐진 것은 한미반도체와의 특허 소송 후 한미반도체의 PKG 장비를 쓰지 않기 때문이란 것을 업계 사람이면 모두 압니다. 

마이크론이나 중국이 최근에 DRAM 개발이 빨라진 이유는 과거 삼성에서 내부 정치와 부당한 대우에 밀려 빠져나간 인력들이 합류해서라는 것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상황에서 엔지니어를 더 쥐어 짜는 법을 삼성이 해달라고 풀어준다? 그건 민생이고 뭐고 핑계 댈 게 아닙니다. 삼성이 무너지면 민생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우리 민주당에서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리고 왜 경영진의 잘못을 노동자가 뒤집어 써야 하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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